오늘 페이스북에 있는 네덜란드 한인 그룹에 윤석열 대통령 네덜란드 국빈 방문에 필요한 수행원을 모집하는 공고가 올라왔다. 순간 박수 부대를 모집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을 했으나, 그러기에는 하루 일당이 200유로로 굉장히 달달했다. 과연 무슨 일을 하길래, 약 20여 명의 사람을 4일 동안, 일당을 200유로를 주면서 고용을 할까 궁금해서 생각해 보았다.
영국과 네덜란드에 국빈방문을 한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하는데, 그 뒷면을 보면 억지로 끼워 맞춘 일정이 아닌가 싶다. 이 두 나라는 정말 방문하기 좋지 않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또한, 다음달에 방문하는 네덜란드는 영국보다 더하면 더 했지 못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이나, 네덜란드 11월, 12월은 딱히 국빈을 맞이할 만한 날씨도 아니고, 결정적으로 해가 너무 일찍 진다. 글을 쓰는 오늘 런던의 해 지는 시간은 오후 4시이다. 오후 3시 정도이면 어두워져서 국빈 방문을 할 만하지 않다. 때문에 아무도 가지 않는 시즌에 억지로 일정을 끼워 넣는 것 아닌가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영국 방문이야 11월이니 크게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네덜란드 방문 일정은 크리스마스 시즌 바로 앞이다. 12월 중순 정도되면 공무원들 등등은 다 휴가를 가 버린다. 보통 2주이다. 가족끼리 보내거나, 춥고 비바람이 치는 네덜란드의 날씨를 피해 따뜻한 남쪽나라로 휴가를 가기도 한다. 칼 같이 자기 휴가 챙기는 네덜란드 사람들 스타일을 보면, 윤대통령 방문은 환영받지 못할 수 있다.
작년 네덜란드 총리 루터가 한국을 방문했고, 딱 일 년 만에 답방을 가는 것으로 보인다. 정말 방문 사유는 좋다. 게다가,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목메는 ASML이 네덜란드에 있다. 이 작은 나라에 방문할 만하다.
그런데, 현지에 20명이나, 200유로씩 일당을 주면서 사람을 뽑을 일이 무엇이 있을까 궁금하다. 원래 국빈 방문에 이 정도의 현지 인력을 채용하는 일이 있을까? 간단히 검색을 해보니 영국에서 11월 방문을 위해 비슷하게 채용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여기는 시간당 15파운드의 급료가 올라와 있다. 여기는 주간 야간으로 나누고 5일간으로 규모가 네덜란드 보다 훨씬 크다. 아마도 이런 것은 전례가 없지 않나 싶다.
국빈방문인이 일손이 많이 필요할 수 있다고 치자, 걱정이 되는 것은 항상 그렇듯이 방문 후 나오는 영부인에 대한 뉴스이다. 현지 인원을 필요한 이유를 잘 생각해 보면, 나의 짧은 생각으로는 쇼핑 가고 놀러 다니는 일 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어차피 기본적인 일정은 방문 전에 다 짜이기 때문이다. 과연, 과연 그 시간과 인력을 투입해서 무엇을 할까 궁금하다. 그도 그럴 것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는 딱히 할 일이 없다. 네덜라드 왕이 살아서 정치 중심으로 유명하지 그 외에는 그다지 매력이 없다. 독일애들은 여름에 바다나 보러 오는 그런 정도의 곳이다. 영부인께서도 이를 인지를 하신 것 같다. 원래 미술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시고, 헤이그 마우리츠하위츠 미술관에 진주 귀걸이를 한 여인을 보러 가시지 않나 싶다. 영부인께서 그림에도 조회가 깊은 신만큼 요즘 가장 핫한 버미어 작품이 걸려있는 미술관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버미어 관련 포스팅이 네덜란드 국빈 방문 발표와 함께 방문자가 늘었다.)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버미어 베르메르 전시회 후기 팁.
한 가지 방문 제안을 드리자면, 이준 열사 박물관과 묘지 참배를 하는 것을 권해본다. 이준 열사 박물관은 많은 한국 학생들이 그래도 방문은 하고 있다. 헤이그 시내에서 멀지 않기 때문에 방문하기 쉽다. 그러나, 묘지는 일반인이 가기에는 발길이 잘 닿지 않는 동네에 있어서 가는 사람이 많지 않다. 분명 헤이그에서 무언가 한다면, 평화 궁전에 가거나 국제 사법 제판소에 방문할 것인데 그 방문의 끝이 이준 열사의 묘지가 참배가 되면 좋겠다. 왜냐하면, 평화궁전이 멋있기는 하지만, 일본 돈 냄새 풀풀 풍기는 곳으로 대한민국 사람을 그곳에 가서 헤벌레 하고 있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영국, 네덜란드 국빈 방문하면 좋다. 현지 아는 친구들이 뉴스를 보고 너희 대통령 왔다고 아는 척을 한 번씩 해 줄 거다. 그러면, 그래 우리나라가 네덜란드의 좋은 친구지 하면서 웃을 수 있다. 그런데, 나중에 영부인의 품위 없는 행동으로 인해 뉴스가 나온다면, 분명 네덜란드 특유의 직설적인 농담이 건네질 것이다. 그럼, 나는 저 사람에게 투표를 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해야 하나?! 아침 국빈 방문 인력 모집 공고를 보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았다. 가장 확실한 것은 해 짧고 비 오고 바람 부는 안 좋은 시즌에 온다는 것이다. 아마도 일주일 내내 비가 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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